3월 문학동네 독파에서 배수아 작가의 <작별들 순간들>을 진행했는데요. 게시판에 이렇게 배수아 작가의 플레이리스트도 함께 올라왔어요. 여러분은 책 읽을 때 음악을 듣는 편인가요? 쇼트 매거진 3호에는 책과 음악이 만나서 생긴 다양한 효과를 담아 봤답니다.
OST효과 - 배수아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시각과 청각 두 가지 감각을 사용해 책을 읽는 순간에 몰두합니다. 소리가 없던 이미지와 이미지가 없던 음악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ost 효과를 볼 수 있는 거죠. 이렇게 책을 읽으면 더욱 강렬한 감상을 할 수 있다는 분들도 많은데요. 특히 소설은 읽기 전 고른 플레이리스트가 독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 같아요.
재조립: 플레이리스트
유튜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는 섬네일로 사진이나 드라마, 영화의 장면을 주로 사용하는데요. 주목할 점은 이 플레이리스트의 곡들이 해당 작품의 공식 OST가 아니라는 거예요. 제작자 개인의 판단으로 이미지와 연결되는 곡들을 섞어 새로운 플레이리스트가 완성되는데, 이렇게 시각 콘텐츠와 청각 콘텐츠를 분리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에서 각 콘텐츠는 새로운 감성으로 변할 수 있어요.
이렇게 만든 게 문학동네 유튜브 콘텐츠‘책플리’인데요. 책플리는 작가분들이 자신의 책을 작업할 때 들었거나, 그 책과 어울릴 것 같은 노래들을 소개하는 코너에요. 두 가지 반응을 예상해볼 수 있는데, 플리 속 음악을 알고 호감이 있던 사람들은 이 음악과 연결된 책의 첫인상이 좋을 확률이 높아요. 또한 자신의 취향을 어느 정도 보장해준다는 점에서 실패할 가능성도 줄어들 테고요. 책을 읽었던 사람들은 플리를 들으면서 공감할 수도 있고, 반대로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감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면서 다시 읽고 싶어지고, 더 오래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재생산, 재감각으로 하나의 콘텐츠가 오래, 다양하게 작용할 수 있어요. 쏟아지는 책들 속에서 한번 소비되고 말 수도 있었던 작품들은 이렇게 수명이 연장되고 있답니다.
플리 공유로 보는 리뷰효과
자기소개는 MBTI 하나로 끝낼 수 있는 시대죠. MBTI 유행 이후로 사람들은 자신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어요. 플리도 어쩌면 길게 쓴 서평보다 쉽고, 자신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은데요. 독자들은 자신이 어떤 스타일의 노래를 좋아하는지 보여줄 수도 있고, 서로 비교하기도 하고, 동시에 감상평도 남길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어요. 플리 공유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고 어떻게 읽어냈는지 얘기하는 하나의 방법인 셈이에요.
삼시옷은 책을 읽을 때 노래를 들으면 집중이 안 된다는(멀티 불가) 의견과 음악을 들어야 비로소 독서의 시작, 몰입의 시작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갈렸는데요. ‘요즘 애들은 하나만 못한다’라는 부정적 시선으로만 보기에는 오늘 본 것처럼 다양하고 긍정적인 효과들이 꽤 많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음악과 함께 색다른 독서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